[OSEN=광주, 이선호 기자] "고민이다".
이범호 KIA 타이거즈 감독은 지난 24일 키움 히어로즈와의 2024 프로야구 개막 2차전을 앞두고 양현종의 등판계획을 놓고 고민을 드러냈다. 2차전이 비로 취소될 확률이 높아지면서 다음 등판시기를 묻는 취재진의 질문이 나오자 "코치진과 당사자와 이야기를 해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 감독은 이어 "24일 등판도 현종이와 상의했다. 작년 롯데전에서 안좋은 기억이 있다. 그래서 키움전이 더 좋다고 판단해 2차전에 선발기용했다. 투수는 첫 번째 등판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시즌이 중요하게 흘러갈 수 있다. 취소되면 생각을 해보고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양현종은 작년 롯데와 2경기에서 대량실점했다. 7이닝 동안 13안타(1홈런) 4볼넷을 내주고 12실점(9자책)을 했다. 상대 평균자책점 11.57이었다. 이 감독은 개막 5경기 승패가 중요하게 여기고 있다. 상대성도 잘 따지는 편이다. 그래서 롯데전 보다는 키움전에 양현종을 기용한 이유였고 본인도 동의했다고 볼 수 있다.
실제로 개막 2차전이 취소되면서 양현종의 등판도 무산됐다. 이범호 감독은 26일 롯데와의 광주 3연전 첫 경기에 선발투수로 양현종을 예고했다. 로테이션을 거르지 않고 순리대로 진행한 것이다. 아마도 양현종의 의중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돌아가거나 피하지 않고 자기 순서에 맞게 정면돌파를 선택한 것이다.
양현종은 본격적으로 에이스로 발돋음한 2014시즌부터 2022시즌까지 롯데전 성적이 나쁘지 않았다. 26경기에 출전해 11승8패, 평균자책점 3.41를 기록했다. 유난히 작년 시즌에 약했던 것이다. 구위와 제구력 등 컨디션이 좋지 않을때 롯데 타자들을 만났고 부진으로 이어졌다고 볼 수 있다. 수비수들의 실책도 작용했다.
작년 시즌 양현종을 상대한 롯데 타자들 가운데 안치홍 이학주 전준우 정훈이 각각 멀티안타를 기록했다. 이학주는 만루홈런을 터트린 바 있다. 안치홍은 한화로 이적했다. 이학주는 개막 2연전 엔트리에 포함되지 않았다. 대신 개막 2연전에서는 고승민이 8타수 4안타, 리이예스 10타수 4안타(1홈런), 윤동희 6타수 2안타 등으로 활발한 타격을 펼쳤다. 이들을 제압해야 승리가 따른다.
양현종이 첫 등판에서 퀄리티스타트를 작성하면 성공이다. 시범경기도 한 차례만 등판했으나 불펜 피칭을 통해 충분히 투구수를 끌어올렸다. 다만, 나흘 간격으로 31일 일요일(잠실 두산전) 등판도 고려해야 한다. 첫 등판인만큼 대략 80구 정도에서 관리할 가능성도 있다. 168승 대투수가 천적을 상대로 쾌조의 출발을 할 것인지 궁금해진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