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유수연 기자] '퓨리오사: 매드맥스 사가' 조지 밀러 감독이 내한,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전했다.
14일 서울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는 영화 '퓨리오사: 매드맥스 사가' 푸티지 시사 및 기자간담회가 진행됐다.
영화 ‘퓨리오사: 매드맥스 사가’는 2016년 오스카 6관왕을 달성, 관객과 평단을 열광시키며 전 세계를 뜨겁게 달궜던 '매드맥스: 분노의 도로'의 프리퀄로, 문명 붕괴 45년 후, 황폐해진 세상에 무참히 던져진 '퓨리오사'가 고향으로 돌아가기 위해 자신의 인생 전부를 걸고 떠나는 거대한 여정을 그린 액션 블록버스터다.
안야 테일러 조이는 영화 '23 아이덴티티', '라스트 나잇 인 소호', 드라마 '퀸스 갬빗' 등 매 작품 놀라운 연기로 호평을 받아온 안야 테일러-조이가 ‘퓨리오사’ 역을 맡아 1편의 샤를리즈 테론의 강렬함을 이어갈 예정이다. 또한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의 '토르' 시리즈로 국내 관객들의 큰 사랑을 받고 있는 크리스 헴스워스가 ‘디멘투스’ 역을 맡아 전례 없던 빌런 연기를 예고한다.
이날 조지 밀러 감독은 내한 소감에 대해 "여기 와 있는 것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좋다. 이 영화관의 스크린이 세계에서 가장 큰 관 중에 하나다. 그래서 여태껏 더 작은 스크린, 8분의 1 정도로 보다가, 이렇게 푸티지 영상을 크게 보니 너무 좋다. 사운드도 좋더라"라고 웃었다.
시네마콘 이후 한국을 가장 먼저 찾은 조지 밀러 감독은 "워너브라더스가 저희 배급사인데, 사실 제 영화를 거의 다 45년간 워너브라더스가 배급을 해왔다. 그리고 워너브라더스가 한 말이, ‘한국이 정말 중요한 국가다’라고 하더라"라며 이유를 밝혔다.
이어 조지 밀러는 "저는 2일을 거쳐 한국에 있다가 호주로 돌아가 마지막 믹싱을 끝낼 예정이다. 사운드와 영상을 드디어 마지막으로 합칠 예정"이라며 "그래서 지금 정말, 마지막으로 영화를 내보내는 작업 중을 하는 것인데, 시네마 콘에 갔을 때 워너브라더스의 직원분들이 정말 중요하다고 말씀 주신 것이, 처음 각본을 쓰고 많은 사람이 영화를 만들어 나갈 때, 마지막에 영화를 만들고 나서, 배급을 통해 영화는 시작된다는 것이다. 스토리는 제가 만들며 끝나는 게 아니라, 배급을 통해 연장선에 있는 것이다. 이후 드디어 관객들이 보고 반응하는 거다. 이 프로세스의 모든 과정이 정말 중요하다. 첫 번째 스토리를 만드는 것만큼이나 중요하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그래서 저는 시간이 지나며 점점 느끼는 것이, 영화는 궁극적으로 사람들의 마음에서 느껴지는 것이라는 것이다. 관객들이 영화를 봐야지만 존재의 의미가 있는 것이다. 그래서 영화를 제작하는 사람으로서, 이 모든 과정이 정말 멋진 경험이다. 영화를 만들고, 많은 분을 모아 세계에 내보내지만, 결국 영화는 관객의 몫이다. 관객이 영화가 얼마나 좋았는지를 말해줘야 한다"라며 벅찬 마음을 드러냈다.
'매드맥스'는 1편을 시작해 현재 45년째 이어오고 있는 조지 밀러 감독의 대표 시리즈작이기도 하다. 특히 '퓨리오사'는 전편 '매드맥스: 분노의 도로'에 이어 사막 카 체이스 장면 등 화려한 액션을 예고하고 있다. 이에 조지 밀러 감독은 "이런 영화를 만들 때, 저는 밀도가 있는 영화가 만들려고 한다. 다양한 층으로 구성된 영화를 만들고, 그걸 경험할 수 있게끔 한다. 순수한 시네마의 정수를 느낄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고 운을 뗐다.
조지 밀러는 "예를 들어 무성 영화 시절에도 사람들은 이를 보며 영화의 언어를 받아들일 수가 있었다. 아주 어린 친구들도 글을 읽진 못해도 영화는 보면 이해할 수 있다. 그것이 영화의 정수이자 진수"라며 "다른 분들도 그렇겠지만, 저는 액션 영화가 시네마를 정의하는 영화라 생각한다. 서부극, 찰리 채플린의 코미디도 있고, 예전의 무성 영화를 떠올려보아라. 지금은 수많은 도구가 있다. 시네마를 감상하는 방법도 많이 달라지만, 제가 느낀 영화의 매력은, 관객들이 순수한 영화의 언어를 이해한다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그는 "영화는 다양한 캐릭터와 일어나는 일들로 스토리를 이야기하려 하는데, 항상 캐릭터 간의 갈등이 있다. 말씀드릴 수 있는 것은, 모든 스토리는 ‘메타포’라는 것이다. 특히 '매드맥스'가 제게 재밌는 건, 우화적이고, 메타포 적이라는 점이다. ('매드맥스'를 통해) 사람들이 어떤 갈등을 겪는지를 더 극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것이다. 사람들의 본성이 드러나고 보인다. 그래서 아직도 '매드맥스'를 제가 제작하고 있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더불어 조지 밀러는 "사람들이 제게’분노의 도로’는 판타지가 아닌 다큐 같다’라더라. 실제로 세계가 그렇게 변모하고 있다고. 저희가 좋든 싫든, 정말 대 재앙적인 기후 위기를 겪고 있다고 생각한다. 한국에서도, 호주에서도 느끼고 있다. 저도 꽤 오래 살았기 때문에, 배리어 리프라든지, 농촌에서 기후 영향을 특히 느끼고 있다. 저희가 겪는 이런 일들이 당연히 이런 스토리에 포함되는 것 같다"라고 전했다.
캐릭터들에 대한 간단한 소개도 전했다. 조지 밀러는 "크리스 햄스워스가 연기한 디멘투스는 바이크 갱단의 ‘워로드’의 군주다. 어린 퓨리오사는 녹색의 땅에서 바이커들에게 납치 당해 디멘투스의 손아귀에 들어왔고, 디멘투스는 퓨리오사의 엄마를 죽이고 그를 납치했다. 그러나 퓨리오사를 봤을 때 자기 딸을 보는 것처럼 어느 정도의 애착이 있는 상태다. 이 영화는 그녀의 위대한 여정 그 자체를 그린 영화"라며 뒷이야기를 전했다.
'분노의 도로'와 '퓨리오사'의 차이점에 대해서는 "'분노의 도로' 같은 경우, 2박 3일 동안 일어나는 일이다 보니 굉장히 압축적으로 이야기를 전해야 했다. 반면 퓨리오사는 뒷이야기를 전하고 있다. 퓨리오사가 굉장히 어리고, 녹색의 땅이라는 고향에서 납치가 되었던 때부터 '분노의 도로' 때까지, 약 18년 정도의 서사를 담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조금 다른 작업이었다"라며 "'분노의 도로'를 마치고 나서, 이 영화의 반응이 좋으면 ‘우리가 어쩌면 퓨리오사도 만들 수 있겠지’ 했는데, 오랜 시간이 지나 이렇게 만들 수 있게 되었다"라고 웃었다.
그러면서 "아무래도 이 영화는 전편과는 다른 특징이 여러 가지 있을 거다. 이런 시리즈를 할 때는 똑같은 것을 답습하는 것은 지양해야 할 거다. (전편과) 가장 큰 차이라고 하면, 이번 영화는 아무래도 ‘기간’일 거다. 이전 편은 3일이지만, 이번 영화는 18년의 이야기다. 공통점도 많지만, 이번 작품만의 독특한 점도 보실 수 있을 거다. 대사도 더 많다. 왜냐하면 협상한다거나, 사람 간의 상호작용이 있다. 단순히 황야 위에서 추격전보다는 대사의 양이 조금 더 많다. 스타일로도 다른 거 같다. 독특하기도 하지만, 매드맥스 시리즈를 즐겁게 보신 분들에게는 친숙하면서도 생경한 영화일 거 같다"라고 귀띔했다.
마지막으로 "사실 영화 반응을 좋게 받게 되면, 제 입장에서는 기쁜 일이다. '분노의 도로'가 한국에서 성공하지 못했다면 제가 이 자리에 오지도 못했을 거다. 제가 많은 관객에게 공감과 울림을 주게 되어 기쁘다. 관객 분들께서 이렇게 영화를 표면적인 의미 뿐이 아니라, 훨씬 더 심도 있게 담론적 층에서 이해하고 공감해 주고, 제가 표현한 모든 메타포를 다 읽고 이해를 해주고, 영화 관람이 끝난 후에도 잔상이 남아있는 경험을 해준다면 감독에게도 너무 의미 있는 작업이고 영광일 것"이라며 "관객분들이 어떻게 보실지 정말 궁금하다. 조금 떨리기도 한다. 어떤 느낌이냐면, 아이를 낳아서 아이를 세계로 내보내는 느낌이다. 제 자식 같은 느낌이다. 어떻게 될지 몰라서 긴장도 되기도 하고, 사람들이 많은 것을 느꼈으면 한다"라며 관람을 당부했다.
한편, '퓨리오사: 매드맥스 사가'는 오는 5월 개봉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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