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뉴스 | 김동윤 기자]
KBO 타격왕이 점점 본색을 드러내는 듯하다. 이정후(26·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벼락같은 스윙으로 한국인 메이저리거 데뷔시즌 연속 경기 안타 신기록을 세웠다. 그 뒤로는 놀라운 타격 기술로 적시타를 추가하면서 매서운 타격감을 자랑했다.
이정후는 21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에 위치한 오라클 파크에서 펼쳐진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 2024 메이저리그 정규시즌 홈 경기에서 1번 타자 겸 중견수로 선발 출전해 5타수 2안타(1홈런) 2타점 2득점으로 활약했다. 팀도 7-3으로 승리해 전날(20일) 대패(1-17)를 만회했다.
전날 전략적인 휴식을 취한 이정후는 그 효과를 톡톡히 봤다. 첫 타석부터 임팩트 있는 장면으로 단숨에 팬들의 시선을 끌어왔다. 샌프란시스코가 0-1로 지고 있던 1회 말 선두타자로 나와 잭 갈렌의 2구째 시속 92.8마일(약 149.3㎞) 직구를 그대로 통타해 오라클 파크 우측 담장을 크게 넘겼다. 시속 98.4마일(약 158.4㎞), 발사각 29도, 비거리 364피트(약 111m)의 시즌 2호 포였다.
이 홈런으로 한국인 메이저리거 최초 데뷔시즌 11경기 연속 안타 신기록을 세웠다. 종전 기록은 2015년 강정호(당시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와 2016년 김현수(당시 볼티모어 오리올스)의 10경기 연속이었다.
이후 세 타석에서도 타구가 안타로 연결되지 않았으나, 쳤다 하면 시속 95마일(약 152.9㎞) 이상의 정타였다. 이날 이정후는 시속 98.4마일(약 158.4㎞·홈런)-104마일(약 167.4㎞·직선타)-100.8마일(약 162.2㎞·땅볼 포스아웃)-96마일(약 154.5㎞·2루타)총 4개의 정타를 기록했는데 이는 양 팀 통틀어 최다였다.
절정의 타격감은 타석에서의 몸쪽 공 대응 능력에서 빛났다. 마지막 타석이었던 8회 말 1사 2루에서 이정후는 미겔 카스트로를 상대했다. 카스트로는 슬라이더, 체인지업, 싱커 등 다양한 구종으로 이정후의 몸쪽을 집요하게 노리며 압박했다. 뛰어난 선구안과 콘택트 기술을 가진 이정후가 그나마 약점을 보이는 곳이 몸쪽 공이기 때문. 이정후는 스트라이크 존 안에 들어오는 공은 90.2%의 높은 확률(리그 평균 82%)로 콘택트하는 건 물론이고 헛스윙은 극도로 하지 않아(11.8%, 리그 평균 24.8%) 까다로운 타자로 여겨진다.
이날도 이정후는 2S1B의 불리한 볼 카운트에서 무려 4개의 파울타구를 만들어 카스트로를 어렵게 했다. 그중 백미는 7구째 시속 95마일 싱커였다. 이정후는 몸쪽 낮게 들어오는 싱커를 뒤로 훌쩍 몸을 움직이면서 기술적으로 타구를 만들었다. 비록 파울 라인 바깥으로 넘어가 안타가 되지 않았으나, 카스트로가 바깥쪽 승부를 겨루게 만들었다. 결국 9구째 체인지업을 잘 밀어 쳐 좌익선상으로 향하는 1타점 적시 2루타로 시즌 8번째 멀티히트에 성공했다.
이 타석은 마치 KBO리그에서 보여준 모습을 연상시켜 이정후의 순조로운 메이저리그 연착륙을 기대케 했다. 이정후는 이미 2년 전인 2022년 6월 18일 고척 LG 트윈스전에서 비슷한 장면으로 메이저리그의 주목을 받은 적이 있다. 당시 이정후는 임찬규(LG)의 몸쪽 낮게 오는 공을 안타로 만드는 타격으로 안타를 만들었다.
미국 매체 블리처리포트는 이 안타 영상을 SNS를 통해 뒤늦게 접한 뒤 "스윙할 때 이정후의 발을 보면 뒤로 미끄러지듯 하면서 그와 동시에 방망이를 휘두른다. 공중에서 문워크를 하면 골프 스윙했다고 봐도 된다. 그런데 골프공이 정지 상태가 아닐 뿐이다. 그 공은 시속 90마일(약 144.8㎞)의 속도로 가라앉고 있었다. 다른 타자들은 전혀 건드릴 수 없을 것 같은 공을 건드려 만든 안타다. 믿을 수 없는 배트 컨트롤"이라고 극찬한 바 있다.
그러면서 "선수들은 가끔 재밌는 장면을 연출할 필요가 있다. 꼭 충격적이거나 드라마틱한 것이 아니어도 이러한 장면은 더 많은 사람에게 세계 최고의 선수 중 한 명을 소개할 기회를 제공한다. 그는 지금 KBO리그에서 뛰고 있지만, 2023시즌 후에는 포스팅시스템을 통해 메이저리그 팀에서 뛸 수 있다"고 기대했다.
그 기대가 현실로 이뤄진 때였다. 이정후는 11경기 연속 안타로 시즌 타율을 0.282에서 0.289, OPS(출루율+장타율)도 0.672에서 0.728로 크게 끌어올렸다.
이제 이정후는 같은 KBO리그 출신 메릴 켈리(애리조나)를 상대로 12경기 연속 안타에 도전한다. 이정후는 KBO리그 시절 켈리에게 타율 0.467(15타수 7안타), 출루율 0.526 장타율 0.600으로 매우 강했다.
한국인 메이저리거 데뷔시즌 연속 안타 신기록을 세운 이정후는 이제 한국인 메이저리거 연속 안타 기록에 도전한다. 이정후 앞에 남은 선수는 셋뿐이다. 2022년 최지만(뉴욕 메츠)이 13경기 연속, 2023년 김하성(샌디에이고 파드리스)과 2012년, 2015년 추신수(SSG 랜더스)가 14경기 연속 안타를 기록했다.
김동윤 기자 dongy291@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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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후가 21일(한국시간) 오라클 파크에서 열린 애리조나와 2024 메이저리그 홈경기에서 1회초 홈런을 치고 있다. /AFPBBNews=뉴스1 |
이정후가 21일(한국시간) 오라클파크에서 열린 애리조나와 2024 메이저리그 홈경기에서 1회초 홈런을 치고 호르헤 솔레어의 축하를 받고 있다. /AFPBBNews=뉴스1 |
이정후는 21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에 위치한 오라클 파크에서 펼쳐진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 2024 메이저리그 정규시즌 홈 경기에서 1번 타자 겸 중견수로 선발 출전해 5타수 2안타(1홈런) 2타점 2득점으로 활약했다. 팀도 7-3으로 승리해 전날(20일) 대패(1-17)를 만회했다.
전날 전략적인 휴식을 취한 이정후는 그 효과를 톡톡히 봤다. 첫 타석부터 임팩트 있는 장면으로 단숨에 팬들의 시선을 끌어왔다. 샌프란시스코가 0-1로 지고 있던 1회 말 선두타자로 나와 잭 갈렌의 2구째 시속 92.8마일(약 149.3㎞) 직구를 그대로 통타해 오라클 파크 우측 담장을 크게 넘겼다. 시속 98.4마일(약 158.4㎞), 발사각 29도, 비거리 364피트(약 111m)의 시즌 2호 포였다.
이 홈런으로 한국인 메이저리거 최초 데뷔시즌 11경기 연속 안타 신기록을 세웠다. 종전 기록은 2015년 강정호(당시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와 2016년 김현수(당시 볼티모어 오리올스)의 10경기 연속이었다.
이후 세 타석에서도 타구가 안타로 연결되지 않았으나, 쳤다 하면 시속 95마일(약 152.9㎞) 이상의 정타였다. 이날 이정후는 시속 98.4마일(약 158.4㎞·홈런)-104마일(약 167.4㎞·직선타)-100.8마일(약 162.2㎞·땅볼 포스아웃)-96마일(약 154.5㎞·2루타)총 4개의 정타를 기록했는데 이는 양 팀 통틀어 최다였다.
이정후의 2024시즌 구간별 투구당 타율 그래픽. 몸쪽 |
이정후가 21일(한국시간) 애리조나전 8회말 1사 2루에서 미구엘 카스트로를 상대한 타석 결과. 7구째 공(노란색 네모)을 묘기에 가까운 스윙으로 걷어내 안타를 만들 뻔했다. /사진=MLB.com 갈무리 |
절정의 타격감은 타석에서의 몸쪽 공 대응 능력에서 빛났다. 마지막 타석이었던 8회 말 1사 2루에서 이정후는 미겔 카스트로를 상대했다. 카스트로는 슬라이더, 체인지업, 싱커 등 다양한 구종으로 이정후의 몸쪽을 집요하게 노리며 압박했다. 뛰어난 선구안과 콘택트 기술을 가진 이정후가 그나마 약점을 보이는 곳이 몸쪽 공이기 때문. 이정후는 스트라이크 존 안에 들어오는 공은 90.2%의 높은 확률(리그 평균 82%)로 콘택트하는 건 물론이고 헛스윙은 극도로 하지 않아(11.8%, 리그 평균 24.8%) 까다로운 타자로 여겨진다.
이날도 이정후는 2S1B의 불리한 볼 카운트에서 무려 4개의 파울타구를 만들어 카스트로를 어렵게 했다. 그중 백미는 7구째 시속 95마일 싱커였다. 이정후는 몸쪽 낮게 들어오는 싱커를 뒤로 훌쩍 몸을 움직이면서 기술적으로 타구를 만들었다. 비록 파울 라인 바깥으로 넘어가 안타가 되지 않았으나, 카스트로가 바깥쪽 승부를 겨루게 만들었다. 결국 9구째 체인지업을 잘 밀어 쳐 좌익선상으로 향하는 1타점 적시 2루타로 시즌 8번째 멀티히트에 성공했다.
이 타석은 마치 KBO리그에서 보여준 모습을 연상시켜 이정후의 순조로운 메이저리그 연착륙을 기대케 했다. 이정후는 이미 2년 전인 2022년 6월 18일 고척 LG 트윈스전에서 비슷한 장면으로 메이저리그의 주목을 받은 적이 있다. 당시 이정후는 임찬규(LG)의 몸쪽 낮게 오는 공을 안타로 만드는 타격으로 안타를 만들었다.
미국 매체 블리처리포트는 이 안타 영상을 SNS를 통해 뒤늦게 접한 뒤 "스윙할 때 이정후의 발을 보면 뒤로 미끄러지듯 하면서 그와 동시에 방망이를 휘두른다. 공중에서 문워크를 하면 골프 스윙했다고 봐도 된다. 그런데 골프공이 정지 상태가 아닐 뿐이다. 그 공은 시속 90마일(약 144.8㎞)의 속도로 가라앉고 있었다. 다른 타자들은 전혀 건드릴 수 없을 것 같은 공을 건드려 만든 안타다. 믿을 수 없는 배트 컨트롤"이라고 극찬한 바 있다.
키움 시절 이정후가 2022년 6월 18일 고척 LG전에서 임찬규의 몸쪽 낮은 공을 받아 쳐 우전 안타를 만들고 있다./사진=MBC 중계화면 갈무리 |
그러면서 "선수들은 가끔 재밌는 장면을 연출할 필요가 있다. 꼭 충격적이거나 드라마틱한 것이 아니어도 이러한 장면은 더 많은 사람에게 세계 최고의 선수 중 한 명을 소개할 기회를 제공한다. 그는 지금 KBO리그에서 뛰고 있지만, 2023시즌 후에는 포스팅시스템을 통해 메이저리그 팀에서 뛸 수 있다"고 기대했다.
그 기대가 현실로 이뤄진 때였다. 이정후는 11경기 연속 안타로 시즌 타율을 0.282에서 0.289, OPS(출루율+장타율)도 0.672에서 0.728로 크게 끌어올렸다.
이제 이정후는 같은 KBO리그 출신 메릴 켈리(애리조나)를 상대로 12경기 연속 안타에 도전한다. 이정후는 KBO리그 시절 켈리에게 타율 0.467(15타수 7안타), 출루율 0.526 장타율 0.600으로 매우 강했다.
한국인 메이저리거 데뷔시즌 연속 안타 신기록을 세운 이정후는 이제 한국인 메이저리거 연속 안타 기록에 도전한다. 이정후 앞에 남은 선수는 셋뿐이다. 2022년 최지만(뉴욕 메츠)이 13경기 연속, 2023년 김하성(샌디에이고 파드리스)과 2012년, 2015년 추신수(SSG 랜더스)가 14경기 연속 안타를 기록했다.
김동윤 기자 dongy291@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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