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포항, 고성환 기자] 역시 동해안 더비는 순위와 상관없다. 통산 183번째 동해안 더비의 승자는 2위 울산 HD가 아닌 10위 포항 스틸러스였다.
포항스틸러스는 29일 오후 4시 30분 포항스틸야드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1 2025 6라운드에서 울산 HD를 1-0으로 제압했다.
이로써 포항은 광주전에 이어 연승을 달리며 승점 8(2승 2무 2패)로 단숨에 10위에서 5위까지 점프했다. 안방 승리로 제대로 반등에 성공한 포항이다. 포항은 개막 후 4경기에서 승리하지 못하며 최하위까지 떨어졌지만, 직전 라운드에서 광주를 3-2로 꺾은 데 이어 울산까지 잡아내는 데 성공했다.
반면 울산은 5경기 만에 패하며 고개를 떨궜다. 순위는 승점 10(3승 1무 2패)에 머무르며 3위로 떨어졌다. 울산은 포항을 물리치고 선두 대전하나시티즌과 격차를 좁히겠다는 각오였지만, 90분 동안 유효 슈팅 1개에 그치면서 무릎 꿇고 말았다.
이날 포항은 4-4-2 포메이션으로 시작했다. 이호재-조상혁, 홍윤상-오베르단-신광훈-김인성, 어정원-한현서-전민광-강민준, 황인재가 선발로 나섰다.
울산도 4-4-2 포메이션을 꺼내 들었다. 허율-에릭, 루빅손-김민혁-고승범-엄원상, 강상우-김영권-서명관-최석현, 조현우가 먼저 출격했다.
양 팀은 초반부터 치열하게 맞붙었다. 허리에서부터 몸싸움을 아끼지 않으며 서로 쉽게 올라오지 못하도록 견제했다. '축구는 전쟁이다'라는 포항 서포터즈의 걸개 문구 그대로였다.
울산이 조금씩 점유율을 높이며 경기를 주도하려 했고, 포항은 뒷공간 역습을 노렸다. 전반 16분 조상혁이 멋진 터치로 수비를 따돌리고 홍윤상에게 공을 건넸다. 수비와 일대일로 맞선 홍윤상은 전진한 뒤 슈팅을 시도했지만, 마지막에 김영권의 블록에 막히고 말았다.
울산이 반격에 나섰다. 전반 19분 코너킥을 짧게 처리한 뒤 고승범이 문전으로 크로스했다. 허율이 높이 뛰어올라 머리에 맞혔지만, 공은 옆으로 살짝 벗어났다.
좀처럼 슈팅이 나오지 않았다. 양 팀은 계속해서 거세게 부딪쳤지만, 이렇다 할 기회를 잡진 못했다. 크로스 시도도 번번이 무산됐다. 전반은 득점 없이 종료됐다.
후반 시작과 동시에 양 팀 벤치가 움직였다. 포항은 김인성을 불러들이고 이태석을 투입했다. 울산은 최석현과 엄원상을 빼고 이희균, 윤종규를 넣으며 맞섰다.
포항이 아쉬움을 삼켰다. 후반 8반 이태석이 순간적으로 중앙으로 이동해 공을 따낸 뒤 이호재 앞으로 스루패스를 찔러넣었다. 이호재는 수비와 경합하며 박스 안까지 진입했지만, 조현우가 잘 뛰쳐나와 몸으로 막아냈다.
조금씩 슈팅 숫자가 늘어나기 시작했다. 후반 15분 허율이 수비를 등지고 공을 내줬고, 이를 에릭이 중거리 슈팅으로 연결했으나 높이 떠올랐다. 후반 22분 오베르단이 높은 위치에서 공을 끊어내며 역습을 이끌었다. 그러나 이태석은 박스 안에서 미끄러지며 기회를 놓쳤고, 이어진 이호재의 슈팅은 옆으로 살짝 빗나갔다.
이날 경기 첫 유효 슈팅이 나왔다. 후반 29분 고승범이 시도한 발리 슈팅이 바운드되면서 골키퍼 정면으로 향했다. 포항은 후반 30분 조상혁을 대신해 강현제를 투입했다.
포항이 길었던 0의 균형을 깼다. 후반 35분 오베르단이 전방 압박으로 공을 뺏어내며 역습이 시작됐다. 이후 이호재가 머리로 떨궈준 공을 이태석이 왼발 슈팅으로 연결했지만, 조현우에게 막혔다. 그러나 튀어나온 공을 이호재가 다시 밀어넣으며 선제골을 터트렸다.
울산은 윤재석 카드까지 꺼내 들면서 동점골을 노렸다. 하지만 넓어진 울산의 뒷공간을 공략하는 포항의 역습이 더 매서웠다. 후반 45분엔 코너킥 공격에서 조르지의 헤더가 골대를 때리기도 했다. 결국 더 이상 득점은 나오지 않았다. 경기는 포항의 1-0 승리로 막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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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