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탈코리아] 이성민 기자= 위르겐 클린스만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이 또 다시 미국으로 출국했다. 한국에 돌아온 지 불과 5일 만이다.
대한축구협회(KFA)에 따르면 클린스만 감독은 19일(한국시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자택이 있는 로스앤젤레스(LA)로 떠났다. 14일 선수단과 함께 귀국한 지 닷새 만이다.
당초 클린스만 감독은 한국에 오는 대신 독일로 갈 예정이었다. 바이에른 뮌헨과 바이엘 레버쿠젠 경기를 관람해 뮌헨에서 뛰는 김민재를 점검하고 유럽 구단 관계자와 미팅을 할 계획이었다. 예상과 달리 클린스만 감독은 일정을 변경해 선수단과 같이 한국으로 왔다.
귀국 기자 회견에서 클린스만 감독은 일정을 변경해 한국에 온 이유에 대해 “많은 분들이 나를 기다리신다는 이야기를 들어서 오게 됐다. 이를 떠나 KFA에서 많은 이야기를 들었는데, 보통 해외 원정을 마치고 선수단이 귀국할 때 감독도 함께 귀국한다는 말을 듣고 다시 생각하게 됐다”고 말했다.
한국에 돌아온 후 클린스만 감독은 K리그1 현장을 찾았다. 16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전북 현대와 강원 FC의 경기를 봤다. 17일에는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FC 서울과 광주 FC의 경기를 관전했다. 거기까지였다. 클린스만 감독은 곧바로 미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사실 이는 어느 정도 예상할 수 있는 바였다. 클린스만 감독은 귀국 기자 회견장에서 “계속 왔다 갔다 할 일정이 있다. 외국에서 관전해야 할 경기가 있지만 10월 A매치까지 시간이 많이 남아 있지 않아, 영국에서 경기가 끝난 후 코칭스태프와 다음 상대를 준비하고 분석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지금과 같은 방식을 계속 이어 나가겠다는 의미다.
클린스만 감독의 독단적인 행보로 인해 클린스만에 대한 비난 여론이 더 거세질 가능성이 커졌다. 팬들이 클린스만을 비난하는 이유는 단순히 6경기에서 1승에 그친 성적 때문만이 아니다. 클린스만 감독은 한국 대표팀 부임 후 6개월 동안 한국에 머문 기간이 2달 정도에 불과하다. 나머지 기간은 모두 미국이나 유럽에 있었다.
클린스만의 기행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클린스만은 한국 기자들과의 간담회를 대면이 아닌 온라인으로 진행했다. 9월 A매치 기간 명단 발표도 기자회견이 아닌 보도자료로 대체했다. 파울루 벤투 감독 시절에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성적까지 곤두박질치면서 민심은 더욱 싸늘해졌다. 클린스만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후 한국 대표팀은 6경기 1승 3무 2패에 그쳤다. 13일 사우디아라비아전까지 5경기 무승의 늪에 빠지기도 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9월 A매치를 마친 후 한국에 왔을 때 “대회를 준비하는 팀은 긍정적인 여론과 긍정적인 힘을 받아야 한다. 그래야 성공할 수 있다. 내부적으로 아무리 강하게 뭉치고, 아무리 긍정적인 모습을 보여도 부정적인 여론이 조성되거나 부정적인 이야기가 나오면 팀은 흔들릴 수밖에 없다”고 언급했다. 하지만 이번 사태로 인해 축구 팬들은 더욱 감정이 상하게 됐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대한축구협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