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고성환 기자] 알레호 벨리스(21, 토트넘 홋스퍼)가 눈물을 펑펑 쏟으며 경기장을 빠져나갔다.
토트넘은 지난달 31일 오후 11시(한국시간) 영국 런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2024시즌 프리미어리그(PL) 20라운드에서 AFC 본머스를 3-1로 꺾었다. 전후반 포함 추가시간 20분이 넘는 수중 혈투의 승자는 홈팀 토트넘이 됐다.
이로써 토트넘은 12승 3무 5패, 승점 39점이 되면서 5위 자리를 지켰다. 4위 아스날(승점 40)과 격차는 단 1점이다. 반면 7경기 무패 행진(6승 1무)이 끊긴 본머스는 7승 4무 8패, 승점 25점으로 12위가 됐다.
양 팀의 결정력 차이가 승부를 갈랐다. 본머스는 도미닉 솔랑케를 중심으로 슈팅 24개를 퍼붓고도 후반 추가시간 1골을 넣는 데 그쳤다. 반면 토트넘은 파페 사르의 선제골과 후반 손흥민의 추가골, 히샬리송의 쐐기골을 묶어 3번이나 본머스 골망을 흔들었다.
하지만 토트넘 역시 마냥 기뻐할 수만은 없었다. 부상자가 둘이나 나왔기 때문. 2002년생 미드필더 사르가 전반 30분 갑자기 주저앉더니 왼쪽 다리에 통증을 호소했다. 그는 경기 초반 선제골을 터트리며 절호의 컨디션을 자랑했기에 더욱 안타까웠다.
사르는 부상을 직감한 듯 유니폼으로 얼굴을 가린 채 눈물을 흘렸고, 절뚝이며 올리버 스킵과 교체돼 나갔다. 토트넘 팬들은 사르를 위해 기립박수를 보냈고, 로드리고 벤탄쿠르와 손흥민도 다가가 위로를 건넸다.
경기 막판엔 벨리스까지 쓰러졌다. 그는 후반 37분 히샬리송을 대신해 교체 투입됐지만, 5분 만에 부상당하고 말았다. 그는 슈팅하려다가 상대 수비와 충돌하면서 무릎에 충격을 받았고, 절뚝이며 제대로 걷지도 못했다.
그럼에도 벨리스는 토트넘이 교체 카드 5장을 모두 썼다는 사실을 깨닫고 계속 뛰려고 했다. 그러자 지오바니 로 셀소와 히샬리송, 엔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뛰지 말라고 소리치며 만류했다. 결국 벨리스는 의료진의 부축을 받아 경기장 밖으로 나왔고, 울음을 감추지 못했다.
벨리스는 들것에 실려 나오지는 않았으나 목발까지 짚은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이브닝 스탠다드' 소속 댄 킬패트릭 기자에 따르면 벨리스는 오른쪽 다리에 보호대를 차고 목발을 짚은 채 경기장을 떠났다.
올 시즌 토트넘에 합류한 벨리스는 아르헨티나에서도 주목받는 재능이다. 대표팀 선배인 리오넬 메시가 "벨리스의 플레이를 보고 있으면 루이스 수아레스가 생각난다. 난 아르헨티나의 미래가 정말 기대되며 내가 벨리스 같은 이들에게 영향을 주고 대화를 나눌 수 있길 바란다"라고 극찬한 적 있을 정도.
벨리스는 직전 경기에서 브라이튼을 상대로 토트넘 데뷔골을 터트리며 날갯짓을 시작했다. 당시 그는 손흥민의 패스를 받은 뒤 정확한 오른발 슈팅으로 골망을 갈랐다. 0-4에서 나온 만회골이었지만, 벨리스는 두 주먹을 불끈 쥐며 포효했다.
하지만 벨리스는 바로 다음 경기에서 목발을 짚어야 할 정도로 다치며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게다가 그는 손흥민이 아시안컵 일정으로 자리를 비우면서 더 많은 기회를 받을 예정이었기에 부상이 더욱 뼈아프다.
경기 후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사르와 벨리스의 몸 상태를 설명했다. 그는 "사르는 햄스트링에 통증을 느꼈다. 그는 대표팀과 함께 큰 대회에 나서고 싶어 하기 때문에 감정적이었다. 그는 골을 제외하고도 경기 초반에 정말 잘했다. 그래서 실망스럽지만, 사르가 부상이 너무 심각하지 않아서 조국을 위해 계속 기여할 수 있길 바란다"라고 밝혔다.
문제는 벨리스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벨리스는 매우 고통스러워했다. 우리는 교체 카드를 다 썼기 때문에 그에게 그냥 누워 있으라고 하려 했다. 하지만 그는 교체될 수 없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고, 계속 뛰고 싶어 했다. 그의 성격을 알 수 있을 뿐이다. 부상 정도는 아직 정확히 알 수 없다"라며 걱정을 감추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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