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뉴스 | 채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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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위사업청(방사청)이 'HD현대중공업 직원들의 불법 군사기밀 탈취 및 공유 사건'의 판결문을 입수하면서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사업이 새로운 국면을 맞이 했다.

법원 판결문은 가장 확실하고 명확한 제재와 징계의 근거가 되기 때문이다.

지난해 방위산업 업계의 가장뜨거운 감자는 불법을 저지른 HD현대중공업(HD현대)의 직원 9명이었다.

HD현대 직원 9명이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 사업 관련 군사기밀을 탈취하고 내부망에 공유한 혐의(군사기밀 탐지·수집 및 누설로 인한 군사기밀보호법 위반)로 지난해 11월말 유죄를 최종 확정받았다. 9명 모두 정의로운 법의 심판을 받았다.

당연히 방사청은 HD현에 대한 입찰참가자격 제한 등 최고 수준의 제재를 검토했지만 징계를 확정하지는 못했다. 불법을 저지른 HD현대 직원이 '판결문 제3자 열람금지'를 신청하면서 방사청의 제재는 지연됐기 때문이다.

방사청은 최근 판결문을 입수했고 이를 근거로 2월 HD현대에 대한 '입찰참가자격 제한 심의'를 진행할 예정이다.

제재 수위는 혹독할 것으로 예측된다. '방위사업법 시행규칙'(입찰참가자격 제한의 세부기준)에 따르면, 장기간 지속적으로 Ⅱ급 또는 Ⅲ급으로 지정된 비밀의 제공을 요구하거나 받은 사실이 있는 경우 5년간 입찰참가자격을 제한할 수 있다.

알려진 판결문에 따르면 재판부는 HD현대중공업 직원들은 2012년 10월부터 2015년 11월까지 3년여 동안 Ⅲ급 비밀을 8회 이상(장기간 지속적) 빼돌린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치명적이라고 볼 수 있다.

또 HD현대 입장에서 가장 큰 문제는 청렴 서약이다. 방위사업 입찰 시 업체는 '청렴서약서'를 제출해야 한다. KDDX 사업 관련 HD현대도 청렴서약서를 냈다. 만약 청렴서약서를 쓴 '대표 및 임원'이 이번 사건을 지시한 정황이 포착되면 일이 커진다. 청렴서약을 위반하면 방산업체 지정이 취소될 수 있다.

법원 판결문에 따르면 HD현대중공업이 군사기밀을 조직적·체계적으로 비밀리에 관리한 정황을 인정했다. 특히 재판부는 HD현대중공업 직원들이 빼낸 군사기밀에 대해 '누설될 경우 국가안전보장에 상당한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방사청은 올해 KDDX 사업과 관련해 '상세설계 및 선도함 건조' 단계를 추진한다. 2030년까지 6000톤급 미니 이지스함 6척을 국산화하는 KDDX 사업은 '개념설계→기본설계→상세설계 및 선도함 건조→후속함 건조' 순으로 진행된다,

2월 방사청의 계약심의위원회에서 제재가 결정되면, HD현대중공업은 사실상 KDDX 수주가 힘들어질 것이란 전망이다. 특히 엄동환 방사청장은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HD현대중공업에 대한 판결문 확보가 어려워 제재 심의를 하지 못했다"고 말한 바 있다. 판결문을 입수한 방사청 입장에서는 HD현대 직원들의 불법에 대해 '일벌백계'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에 직면 한 것으로 판단된다.

복수의 업계 관계자들은 "방사청의 판결문 입수로 HD현대는 사실상 방산분야에서 막대한 타격을 입을 것이 현실화 되었다"고 전망했다.



채준 기자 cow75@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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