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하수정 기자] 한국계 캐나다인 셀린 송 감독의 자전적 이야기를 다룬 영화 '패스트 라이브즈'(Past Lives)가 미국 아카데미(오스카) 시상식 작품상 및 각본상 후보에 동시에 올라 관심이 쏟아지고 있다.
미 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AMPAS)는 23일(현지시간) 제96회 아카데미 작품상 후보로 '패스트 라이브즈'를 지명했고, 각본상 후보 역시 이 영화의 각본을 직접 집필한 셀린 송 감독을 후보에 올렸다.
'패스트 라이브즈'는 한국에서 어린 시절을 함께 보낸 두 남녀가 20년 만에 미국 뉴욕에서 재회하는 이야기를 그린다. 연출을 맡은 셀린 송 감독의 자전적인 스토리를 담고 있으며, 직접 각본을 써 처음으로 연출한 감독 데뷔작이라서 이번 아카데미 지명이 더욱 놀라움을 자아내고 있다.
무엇보다 셀린 송 감독은 1997년 개봉한 한석규, 최민식 주연의 '넘버 3'를 연출한 송능한 감독의 딸로 밝혀져 화제를 모으는 중이다. '넘버 3'는 한국 영화계 조폭 코미디 붐을 일으켰으며, 수많은 유행어와 명장면을 탄생시켰다. 이 영화도 송능한 감독의 데뷔작이었다.
극 중 한국계 미국인 배우 그레타 리가 12살에 캐나다로 이민을 떠나는 나영으로 분해 열연했고, 한국배우 유태오가 첫사랑 상대인 나영을 그리워하다 그를 애타게 찾아가는 해성을 연기했다.
그러나 아쉽게도 두 배우 모두 아카데미 연기상 후보에는 노미네이트되지 못했다. 주연 작품인 '패스트 라이브즈'가 각본상, 작품상에 오른 것으로 만족했다.
미국 최고의 권위를 자랑하는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지금까지 한국인이 후보에 오른 건 2020년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 한국계 미국 영화인 정이삭 감독의 '미나리', 그리고 한국배우 윤여정 등이었다. 이중 작품상에 오른 경우는 '기생충', '미나리', '패스트 라이브즈'까지 단 3번 밖에 없었다.
이밖에 가장 높은 수상 가능성을 보이는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오펜하이머'는 작품상, 감독상, 남우주연상 등 총 13개 부문 최다 후보에 올랐고, '가여운 것들'은 11개 부문, '플라워 킬링 문'은 10개 부문, '바비'는 8개 부문 후보로 각각 지명됐다.
한편 제96회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은 오는 3월 10일 미국 LA 돌비 극장에서 개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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