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뉴스 | 김동윤 기자]
프로배구 여자부 막내 페퍼저축은행 AI 페퍼스가 또 한 번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외국인 감독들을 선임한 데 이어 이번엔 지도자 경험이 거의 없는 장소연(50) 전 국가대표 미들 블로커를 신임 감독으로 선임한 것. 장소연 감독은 기본과 소통에 충실한 배구를 약속했다.
장소연 감독은 25일 스타뉴스와 전화 인터뷰에서 "현장 복귀는 누구나 다 갈망하는 부분이라 생각한다. 나도 해설위원만 8년을 하면서 현장에서 지도해 보고 싶은 마음이 있었다. 그러던 와중에 페퍼저축은행과 서로 이야기하면서 마음에 맞는 부분이 있어서 결정된 것 같다"며 "개인적으로 8년간 해설위원을 한 것은 나의 큰 자산이라 생각한다. 이렇게 기회를 준 것에 책임감을 갖고 열심히 하려 한다"고 취임 소감을 밝혔다.
앞서 페퍼저축은행 배구단은 "신임 감독으로 여자배구 국가대표 베테랑 미들 블로커이자 프로배구 해설위원 출신의 장소연을 선임했다"고 전했다.
장 감독은 현역 시절 미들 블로커 포지션의 대한민국 여자 배구의 레전드로, 지난 1993년부터 2016년까지 배구선수로 활동하면서 대부분의 기간 여자배구 국가대표팀 선수로 활약했다. 올림픽과 세계선수권 등의 메이저 대회를 비롯한 각종 국제 대회에 참가해 괄목할만한 성적을 거두며 한국 여자 배구의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국내 리그에서는 1992년 실업팀을 시작으로 2016년까지 프로리그 생활을 했다. 리그 우승 경험과 베스트 미들 블로커 수상, 리그 MVP, 블로킹 상, 공격상 등 화려한 개인 수상 경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마지막 소속팀인 한국도로공사에서는 플레잉 코치로 활약했다. 2016년 은퇴 후에는 지금까지 SBS 스포츠에서 배구 해설위원으로 8시즌 간 활동했다.
2021년 창단해 올해로 3번째 시즌을 맞이한 페퍼저축은행은 지난 시즌 베테랑 세터 이고은(29)의 영입부터 올 시즌 외국인 선수 야스민 베다르트가니(28) 지명과 'FA 최대어'이자 국가대표 아웃사이드히터 박정아(31)의 영입으로 다크호스로 불렸다.
하지만 감독과 선수단의 소통 부재에 일부 선수 간 괴롭힘 논란으로 안에서부터 흔들렸다. 결국 또 한 번 23연패에 빠지며 역대 V리그 여자부 연패 최다 기록을 갈아치웠다. 자연스레 올해도 5승 31패(승점 17)로 3년 연속 V리그 여자부 꼴찌에 머물렀다. 희망도 있었다. 6라운드 첫 경기였던 한국도로공사 전에서 리버스 스윕으로 105일 만에 시즌 3승째를 거뒀다. 조 트린지 감독 경질 후에는 흥국생명전, 정관장전 승리로 창단 3년 만에 첫 연승을 달려 모두에게 감동을 줬다.
희망과 불안이 공존했던 페퍼저축은행을 밖에서 봤을 때 어떤 느낌이었을까. 장 감독은 "사실 밖에서 봤을 때는 잘 모른다. 하지만 큰 틀에서 봤을 때 선수들이 성적에 대한 스트레스도 상당했고 그 외적인 부분도 힘들었을 거라 생각한다. 그런 부분에서 심리적으로 안정시키는 것이 필요하다고 봤다. 선수들과 대화를 많이 하면서 소통을 먼저 하려 한다"고 말했다.
어떻게 소통을 하려는 것일까. 장 감독은 "선수들과 소통에 있어 가장 중요한 건 감독인 나다. 내가 솔선수범해야 한다. 간단하다고 볼 수도 있겠지만, 훈련 시간도 감독인 내가 정해진 시간보다 먼저 나와 부지런하게 움직이려 한다. 내가 성실한 모습을 보여주면 선수들도 그런 부분을 따라 하고 팀 분위기도 그렇게 갈 거라 믿는다. 또 각자 힘든 부분에 대해서도 디테일하고 깊게 이야기를 나누려 한다"고 설명했다.
페퍼저축은행도 장 감독의 이런 부분을 눈여겨봤다. 페퍼저축은행은 초대 사령탑으로 김형실 감독을 앉힌 이후 아헨 킴, 조 트린지 등 외국 국적의 감독을 연달아 선임하면서 새로운 배구를 보여주고 싶어 했다. 하지만 외국인 감독들은 기본적인 소통 부재에 V리그에 맞지 않고 자신만의 배구를 보여주려는 탓에 선수단 장악에 있어 어려움을 겪었다.
김동언 페퍼저축은행 단장은 보도자료를 통해 "장 감독은 화려한 경력의 선수 생활과 다년간의 여자부 리그 해설위원으로서의 경험을 갖추고 있어 여자배구단과 선수들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며 "강력한 리더십과 운영 능력을 바탕으로 구단이 처한 상황을 돌파하고, 선수들을 하나로 묶어 원 팀으로 만들어갈 소통 능력이 뛰어난 적임자라는 판단하에 심사숙고 끝에 감독으로 선임했다"고 전했다.
또 다른 페퍼저축은행 관계자 역시 감독 선임 직후 통화를 통해 "아무래도 외국인 감독이 소통 측면에서 (국내 감독보다) 떨어질 수밖에 없다. 의미 전달에서도 한계가 있었다. 그래서 외국인보다는 국내 감독을 먼저 생각했다"며 "우리 팀은 여기저기 다른 팀에 있던 선수들이 모인 신생팀이다. 그러다 보니 선수단 분위기를 추스르고 소통할 수 있는 감독이 필요했다. 장 감독님은 여자배구 국가대표 레전드 선수고, 장기간 해설위원 경험을 통해 우리 선수들의 장단점을 잘 파악하고 있다. 면접 과정에서도 '우리가 팀으로서 하나의 소통 문화를 만들어가는 것이 중요하다. 어린 선수들이 많다 보니 기본기를 다지고 끈끈한 팀으로 만들어가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고 뒷이야기를 들려줬다.
가장 염려되는 부분은 거의 없다시피 한 지도자 경력이다. 이 단점은 이용희 수석코치 선임으로 보완했다. 이 수석코치는 세터 출신으로 국내 여자프로팀에서 10년 넘게 지도자 경력을 쌓았다. 2012년 한국도로공사 코치를 시작으로 GS 칼텍스에서 2017년부터 7년간 수석코치를 역임했다.
페퍼저축은행은 선수단 휴가가 끝나는 4월 7일까지 장 감독과 이 수석코치 선임을 필두로 다가올 시즌을 위한 새로운 코치진 구성을 빠르게 마무리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안정적인 팀 복귀 훈련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FA, 아시아 쿼터, 외국인 선수 트라이아웃 등 새로운 선수 구성 등에 대한 준비 업무를 해 나갈 계획.
장 감독은 "한발 뒤로 물러나서 페퍼저축은행을 바라봤을 때 리시브에서 상당한 어려움이 있었다고 생각한다. 사실 시즌 전에는 검증된 야스민과 박정아의 영입을 통해 다크호스가 될 거란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그들의 공격력을 극대화하지 못했고 거기엔 (불안한) 리시브가 크다고 봤다"고 진단했다. 이어 "유럽 배구 스타일도 있지만, 결국 배구의 가장 기본은 서브 리시브라고 생각한다. 난 그런 부분을 강화하면서 기본에 충실한 배구를 큰 가닥으로 잡으려 한다. 그다음에 누군가 올리고 때리는 굵직한 배구를 하면서 그 안에서 아주 정확한 연결과 어택 커버, 네트 플레이 등 눈에 보이지 않는, 조금 더 섬세한 부분을 보완해 팀을 서서히 단단하게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포부를 밝혔다.
김동윤 기자 dongy291@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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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퍼저축은행 배구단의 장소연 신임 감독. /사진=페퍼저축은행 배구단 |
페퍼저축은행의 박정아(왼쪽)과 야스민. /사진=한국배구연맹 |
장소연 감독은 25일 스타뉴스와 전화 인터뷰에서 "현장 복귀는 누구나 다 갈망하는 부분이라 생각한다. 나도 해설위원만 8년을 하면서 현장에서 지도해 보고 싶은 마음이 있었다. 그러던 와중에 페퍼저축은행과 서로 이야기하면서 마음에 맞는 부분이 있어서 결정된 것 같다"며 "개인적으로 8년간 해설위원을 한 것은 나의 큰 자산이라 생각한다. 이렇게 기회를 준 것에 책임감을 갖고 열심히 하려 한다"고 취임 소감을 밝혔다.
앞서 페퍼저축은행 배구단은 "신임 감독으로 여자배구 국가대표 베테랑 미들 블로커이자 프로배구 해설위원 출신의 장소연을 선임했다"고 전했다.
장 감독은 현역 시절 미들 블로커 포지션의 대한민국 여자 배구의 레전드로, 지난 1993년부터 2016년까지 배구선수로 활동하면서 대부분의 기간 여자배구 국가대표팀 선수로 활약했다. 올림픽과 세계선수권 등의 메이저 대회를 비롯한 각종 국제 대회에 참가해 괄목할만한 성적을 거두며 한국 여자 배구의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국내 리그에서는 1992년 실업팀을 시작으로 2016년까지 프로리그 생활을 했다. 리그 우승 경험과 베스트 미들 블로커 수상, 리그 MVP, 블로킹 상, 공격상 등 화려한 개인 수상 경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마지막 소속팀인 한국도로공사에서는 플레잉 코치로 활약했다. 2016년 은퇴 후에는 지금까지 SBS 스포츠에서 배구 해설위원으로 8시즌 간 활동했다.
페퍼저축은행 선수단이 지난 13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열린 2023~2024 V리그 여자부 6라운드 정관장과 경기에서 득점 후 기뻐하고 있다. /사진=한국배구연맹 |
2021년 창단해 올해로 3번째 시즌을 맞이한 페퍼저축은행은 지난 시즌 베테랑 세터 이고은(29)의 영입부터 올 시즌 외국인 선수 야스민 베다르트가니(28) 지명과 'FA 최대어'이자 국가대표 아웃사이드히터 박정아(31)의 영입으로 다크호스로 불렸다.
하지만 감독과 선수단의 소통 부재에 일부 선수 간 괴롭힘 논란으로 안에서부터 흔들렸다. 결국 또 한 번 23연패에 빠지며 역대 V리그 여자부 연패 최다 기록을 갈아치웠다. 자연스레 올해도 5승 31패(승점 17)로 3년 연속 V리그 여자부 꼴찌에 머물렀다. 희망도 있었다. 6라운드 첫 경기였던 한국도로공사 전에서 리버스 스윕으로 105일 만에 시즌 3승째를 거뒀다. 조 트린지 감독 경질 후에는 흥국생명전, 정관장전 승리로 창단 3년 만에 첫 연승을 달려 모두에게 감동을 줬다.
희망과 불안이 공존했던 페퍼저축은행을 밖에서 봤을 때 어떤 느낌이었을까. 장 감독은 "사실 밖에서 봤을 때는 잘 모른다. 하지만 큰 틀에서 봤을 때 선수들이 성적에 대한 스트레스도 상당했고 그 외적인 부분도 힘들었을 거라 생각한다. 그런 부분에서 심리적으로 안정시키는 것이 필요하다고 봤다. 선수들과 대화를 많이 하면서 소통을 먼저 하려 한다"고 말했다.
어떻게 소통을 하려는 것일까. 장 감독은 "선수들과 소통에 있어 가장 중요한 건 감독인 나다. 내가 솔선수범해야 한다. 간단하다고 볼 수도 있겠지만, 훈련 시간도 감독인 내가 정해진 시간보다 먼저 나와 부지런하게 움직이려 한다. 내가 성실한 모습을 보여주면 선수들도 그런 부분을 따라 하고 팀 분위기도 그렇게 갈 거라 믿는다. 또 각자 힘든 부분에 대해서도 디테일하고 깊게 이야기를 나누려 한다"고 설명했다.
페퍼저축은행도 장 감독의 이런 부분을 눈여겨봤다. 페퍼저축은행은 초대 사령탑으로 김형실 감독을 앉힌 이후 아헨 킴, 조 트린지 등 외국 국적의 감독을 연달아 선임하면서 새로운 배구를 보여주고 싶어 했다. 하지만 외국인 감독들은 기본적인 소통 부재에 V리그에 맞지 않고 자신만의 배구를 보여주려는 탓에 선수단 장악에 있어 어려움을 겪었다.
김동언 페퍼저축은행 단장은 보도자료를 통해 "장 감독은 화려한 경력의 선수 생활과 다년간의 여자부 리그 해설위원으로서의 경험을 갖추고 있어 여자배구단과 선수들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며 "강력한 리더십과 운영 능력을 바탕으로 구단이 처한 상황을 돌파하고, 선수들을 하나로 묶어 원 팀으로 만들어갈 소통 능력이 뛰어난 적임자라는 판단하에 심사숙고 끝에 감독으로 선임했다"고 전했다.
페퍼저축은행 선수단. /사진=한국배구연맹 |
페퍼저축은행의 이용희 신임 수석코치. /사진=한국배구연맹 |
또 다른 페퍼저축은행 관계자 역시 감독 선임 직후 통화를 통해 "아무래도 외국인 감독이 소통 측면에서 (국내 감독보다) 떨어질 수밖에 없다. 의미 전달에서도 한계가 있었다. 그래서 외국인보다는 국내 감독을 먼저 생각했다"며 "우리 팀은 여기저기 다른 팀에 있던 선수들이 모인 신생팀이다. 그러다 보니 선수단 분위기를 추스르고 소통할 수 있는 감독이 필요했다. 장 감독님은 여자배구 국가대표 레전드 선수고, 장기간 해설위원 경험을 통해 우리 선수들의 장단점을 잘 파악하고 있다. 면접 과정에서도 '우리가 팀으로서 하나의 소통 문화를 만들어가는 것이 중요하다. 어린 선수들이 많다 보니 기본기를 다지고 끈끈한 팀으로 만들어가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고 뒷이야기를 들려줬다.
가장 염려되는 부분은 거의 없다시피 한 지도자 경력이다. 이 단점은 이용희 수석코치 선임으로 보완했다. 이 수석코치는 세터 출신으로 국내 여자프로팀에서 10년 넘게 지도자 경력을 쌓았다. 2012년 한국도로공사 코치를 시작으로 GS 칼텍스에서 2017년부터 7년간 수석코치를 역임했다.
페퍼저축은행은 선수단 휴가가 끝나는 4월 7일까지 장 감독과 이 수석코치 선임을 필두로 다가올 시즌을 위한 새로운 코치진 구성을 빠르게 마무리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안정적인 팀 복귀 훈련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FA, 아시아 쿼터, 외국인 선수 트라이아웃 등 새로운 선수 구성 등에 대한 준비 업무를 해 나갈 계획.
장 감독은 "한발 뒤로 물러나서 페퍼저축은행을 바라봤을 때 리시브에서 상당한 어려움이 있었다고 생각한다. 사실 시즌 전에는 검증된 야스민과 박정아의 영입을 통해 다크호스가 될 거란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그들의 공격력을 극대화하지 못했고 거기엔 (불안한) 리시브가 크다고 봤다"고 진단했다. 이어 "유럽 배구 스타일도 있지만, 결국 배구의 가장 기본은 서브 리시브라고 생각한다. 난 그런 부분을 강화하면서 기본에 충실한 배구를 큰 가닥으로 잡으려 한다. 그다음에 누군가 올리고 때리는 굵직한 배구를 하면서 그 안에서 아주 정확한 연결과 어택 커버, 네트 플레이 등 눈에 보이지 않는, 조금 더 섬세한 부분을 보완해 팀을 서서히 단단하게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포부를 밝혔다.
김동윤 기자 dongy291@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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