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김보라 기자] 배우 김규리(45)가 영화 ‘1980’에 출연을 결정한 과정에 대해 “나를 찾아준 제작진이어서 (대본을) 한 번 더 관심을 갖고 보게 됐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김규리는 26일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OSEN과의 인터뷰에서 “그동안 라디오 ‘퐁당퐁당’의 DJ를 데일리로 했었다. 근데 폐지 일주일 전에 국장님께 ‘없어진다’는 통보를 받았다. 허탈해서 펑펑 울었다”라며 이 같이 떠올렸다.
그녀는 지난 2019년 2월 25일부터 2021년 3월 5일까지 2년 넘게 TBS FM ‘김규리의 퐁당퐁당’ DJ를 맡았다.
“제가 DJ를 맡으면서 다른 DJ에게 단 하루도 방송을 맡기지 않았었다. 혼자 있을 때 라디오를 자주 듣는데 제가 DJ를 하면서 위로를 많이 받았다. 소극적으로 움츠러들던 저를 ‘퐁당퐁당’ 가족들이 칭찬해 주셨고 같이 2년 동안 즐겁게 지냈다. 방송을 하면서 기력을 회복했는데 갑자기 프로그램이 없어진다고 하니 눈물이 나더라.”
이어 김규리는 “라디오를 할 때 대본을 제가 직접 썼었다. 게스트를 초대해서 인터뷰를 하기도 했고. 그 정도로 프로그램에 애정이 컸는데 일주일 전에 폐지 통보를 받아서 너무 속상했다. 어떻게 헤어져야 하는지 몰라서 가슴이 많이 아팠다. 지금도 길을 가다가 ‘퐁족’(퐁당퐁당 가족)이라고 말씀해 주시면 너무 반갑다.(웃음)”
김규리는 ‘퐁당퐁당’의 폐지 통보를 받기 전, 감독으로부터 영화 ‘1980’의 시나리오를 받았다고 한다.
이어 김규리는 “(‘퐁당퐁당’ 폐지 소식에) 집에서 울다가 ‘그래도 길은 계속 날 거야’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받았던 ‘1980’의 대본을 읽어봤는데 너무 좋았다. 대본이 좋아서 하게 됐다”고 출연 이유를 전했다. “막다른 길은 없는 거 같다. 인생의 길이라는 게 계속해서 앞으로 나아가게 되더라”고 말했다.
김규리 주연의 영화 ‘1980’(감독 강승용, 제작 ㈜히스토리디앤피·(주)디에이치미디어·굿픽처스, 제공 (주)제이앤씨미디어그룹, 공동제공 (주)MK 글로리아, 공동배급 (주)제이앤씨미디어그룹·와이드릴리즈(주))은 전남도청 뒷골목에서 5월 17일 중국 음식점을 개업한 철수네 가족과 이웃의 이야기로 12·12 군사반란이 일어난 지 불과 5개월 후의 이야기를 담았다. 김규리는 철수 엄마 역을 맡았다.
철수 엄마는 둘째아이를 임신한 채 가족들을 돌봐야 하지만 언제나 환한 미소를 잃지 않는 맏며느리다. 집안의 활력소이자 동네의 궂은일 해결사로서 활약한다.
이어 김규리는 “‘서울의 봄’ 덕분에 개봉을 하게 된 거 같다”며 “개봉하는 게 쉽지 않았는데 관객들이 (‘서울의 봄’에) 호응을 보내주셨고 그 영화가 사회적 이슈를 만들었다”며 “12·12 사태를 막지 못 해서 벌어진 게 5·18인데 그렇기 때문에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갖고 계시지 않을까 싶다. 아무래도 영화사에서 ‘서울의 봄’ 덕분에 개봉일을 결정한 거 같다”고 올해 초까지는 정확한 개봉 일정을 잡지 못 했다고 털어놨다.
‘1980’의 개봉은 3월 27일. (인터뷰②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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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주)제이앤씨미디어그룹·와이드릴리즈(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