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김채연 기자] GD(지디, 지드래곤)의 8년만 콘서트가 막을 열었다.
지난 29일 지드래곤은 경기도 고양 일산서구에 위치한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세번째 월드투어 ‘G-DRAGON 2025 WORLD TOUR [Ubermensch]'를 진행했다. 3일까지 양일에 걸쳐 지드래곤은 6만여 명의 관객을 만나 세번째 월드투어의 포문을 연다.
이는 솔로가수 역대 최대 규모의 투어 기록을 세운 두번째 월드투어에 이어 무려 8년 만에 여는 공연으로 팬들의 높은 기대감을 자아냈고, 이로 인해 지드래곤의 콘서트는 일반예매는 시작하기도 전에 선예매로 전석이 매진됐다. 이후 시야제한석까지 오픈했으나 이마저도 3분 만에 매진되는 뜨거운 열기를 자랑했다.
다만 추운 날씨가 복병이었다. 전세계 팬들이 고양종합운동장으로 몰린 가운데, 지드래곤은 공연 5시간 전 급하게 공지를 통해 공연 시간 변경을 알렸다. 갑작스러운 기상악화로 입장 시간을 30분 씩 미루게 됐다는 것.
이로 인해 오후 6시 30분 공연은 오후 7시로 변경됐다. 그러나 공연 시작은 예정보다 약 43분 늦은, 오후 7시 43분터 시작했다. 이에 소속사 측은 “현장 기상악화(돌풍)로 인해 안전상의 이유로 공연이 한차례 지연됐던 가운데, 그 연장선의 이유로 공연이 40여분 더 지연되게 됐다”고 공연 지연 이유를 설명했다.
지드래곤은 ‘POWER’를 비롯해 ‘HOME SWEET HOME’ 등을 부르며 추운 관객들의 몸을 녹이기 위해 무대의 열기를 띄웠고, 태양과 대성이 무대에 직접 등장하지는 않았지만 모니터 속 효과를 통해 등장하며 팬들의 환호성을 받았다. 지드래곤은 일요일 공연에서는 태양과 대성이 직접 참여해 'HOME SWEET HOME' 무대와 앵콜 무대를 함께하기도 했다.
이어 그는 “오랜만에 해보네요. 지드래곤이 돌아왔습니다. 8년 만에. 88개월 만에 돌아왔다. 오늘도 노실 준비 됐어요?”라며 “제가 부끄러움이 많다. 환호성과 힘을 안 주시면 삐져서 들어갈거예요. 서로 노력합시다”라며 다음 곡으로 ’SUPER STAR’을 열창했다. 이후 ‘R.O.D’ 무대와 함께 그룹 투애니원의 CL이 게스트로 깜짝 등장했다. 두 사람은 ‘The Leaders’ 무대를 진행하며 카리스마를 보여줬다.
지드래곤은 “시스템이 달라진 건지 모르겠다. 요즘 가수들은 물을 안 먹나요?”라며 물을 찾으러 다녔고, 이어 “날씨가 추운데 공연을 늦게 시작하게 돼 죄송스럽다”고 공연 지연에 대해 직접 사과했다. 그는 “많은 일들이 있었죠. 상황이 이래저래 시끄러운 가운데, 편치 않을텐데 가수로서 무대를 서게되는 자리에사 귀한 시간 내주셔서 만날 수 있게 되는 것에 감사드리고 영광이다”라며 눈시울이 붉어지기도 했다.
이어 “여러가지 각자의 사정, 상황으로 좋은 길을 택하면서 지금 다 각자 어딘가에서 열심히 빛나고 있다. 오늘은 솔직히 무대를 자랑할 수 있게 된 제가 제일 빛이 나는 것 같다. 자랑할 일이 생겼다. “일단 오랜만이라고 하는데, 컴백 준비를 하면서 느낀건 지금까지 쉬는시간 없이 활동을 하다보니까 매년 컴백을 했는데도 ‘컴백’이라는 말은 이제와서 처음 느낀 것 같다”고 말했다.
지드래곤은 “컴백을 준비하는 마음가짐을 처음으로 느끼고, 진짜로 하고 싶어서, 보여주고 싶어서 정말 많이 고민하고, 그리웠기도 하고 만나기로 약속했잖아요”라며 “그래서 돌아오는데까지 조금 돌고 돌아서 시간이 오래걸렸다. 오래걸리긴했는데, 좋아요 좋다고요”라고 팬들을 다시 만난 기쁨을 전했다.
지드래곤은 옷을 갈아입고 등장해 ‘보나마나’, ‘그 XX’, ‘Butterfly’를 불렀다. 특히 ‘Butterfly’의 경우 지드래곤의 첫번째 정규앨범 수록곡으로 명곡으로 소문난 곡이지만, 그동안 콘서트에서 자주 부르지 않았던 곡이라 더욱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입고 있던 은색 재킷을 벗고 날개가 달린 검은 재킷으로 갈아입은 지드개론은 ‘너무 좋아’, ‘니가 뭔데’, ‘Today’, ‘삐딱하게’를 부르며 본격적으로 콘서트를 이어갔다. 무대가 끝난 뒤 하늘에는 드론쇼가 진행됐고, ‘Heartbreaker’ 앨범 커버 이미지에 이어 지드래곤의 얼굴 형상이 드론으로 그려지며 팬들의 감탄을 자아냈다.
이와 함께 ‘Heartbreaker’를 부르며 등장한 지드래곤과 함께 비트박서 윙이 무대를 함께 했다. 무대위 조각상 사이에서 등장한 지드래곤은 민트색 정장과 중절모 차림으로 노래를 열창했다. 윙의 비트박스 위에서 지드래곤의 노래와 랩이 함께 전달되면서 웅장한 무대가 그려졌다.
‘개소리’에는 전광판의 효과로 투견의 이미지가 전달됐고, ‘TAKE ME’에서 지드래곤은 기타 모양의 레이저건을 들고 무대 위를 뛰어다녔다. ‘TOO BAD’까지 이어지는 공연에 관객들의 뜨거운 호응이 계속됐다. ‘TOO BAD’ 무대 중 댄스브레이크에서 잠깐 주저앉았던 지드래곤은 “처음 경험해보는 신기함이다. 다리에 힘이 풀린다고 하잖아요. 이게 풀린건가? 힘이 안들어갔다. 몸을 풀고 했어야 했는데, 지금 코가 막혔는지 콧물이 난다”고 추운 날씨에 힘겨워했다.
지드래곤은 무대 위 조각상에 대해 “‘위버맨쉬’ 앨범이 솔직히 되게 막 사상, 철학이 어려워보이잖아요. 사실 있어보이려고 한거고, 열심히 계속 하자는 뜻인데 괜히 이상한 글씨 쩍쩍. 저 그냥 웃는 거 하고 싶다. 스마일처럼”이라고 했다.
그는 “(조각상은) 둘다 나인데 조금 다르다. 하나는 예전 영상을 발췌해서 ‘하트브레이커’ 앨범 때 한 모습이고, 하나는 이번에 준비하면서 찍은 한 모습이 마주보고 있는 것”이라며 “과거의 저, 그 이후의 저는 이런 모습이었다. 난 얘네가 있으니까 미래 진행 중이겠지. 넌 누구니?”하고 너스레를 떨기도 했다.
그러면서 “올해 안에 한번 더 달려보는 걸로 해서 많이 할게요. 한국 팬 여러분들 아쉬워한다”고 했고, 팬들은 “고마워”라고 외치며 호응했다. 이에 지드래곤은 “오늘 너무 죄송하다. 늦어서 죄송하고, 추워서 죄송하고”라고 재차 사과했다.
더불어 그는 “제가 형제가 있잖아요. 우리가 스무살이 됐고, 스무살이 되면 성인식을 해야하니까”라며 2026년 다가올 빅뱅의 20주년을 언급했다. 지드래곤은 “셋이 뭉치는 스무살이 내년에 있으니까. 스무살을 아주 섹시하고, 섹시한 성인식을 징그럽지만 구상 중이고, 오늘 이후로 ‘위버맨쉬’ 투어는 길을 한걸음 뗀 날이라 한 바퀴 돌고 빨리 올게요”라고 했다.
또한 지드래곤은 “오늘 너무 좋다. 공연 와주셔서 감사드리고, 예전의 모습과 다르기도 하는데 지금 모습이 어떤 모습이든, 계속 도전을 하든, 새로운 걸 하든, 새롭게 무언가를 보여줄 수 있는 현재를 우리가 다 ‘위버맨쉬’라고 정의한다. 제 정의는 그렇다. 오늘 끝까지 잘하나, 못하나 봐주시고, 못하면 눈치도 주시고, 잘하면 좋아요 해달라”고 이야기했다.
‘DRAMA’를 부른 뒤 무대 뒤로 사라진 지드래곤은 팬들의 앵콜 요청에 무대 위로 올라와 ‘소년이여’, ‘THIS LOVE’, ‘1년 정거장’, ‘‘IBELONGIIU’, ‘OUTRO. 신곡’, ‘무제’를 부르며 콘서트의 막을 내렸다.
한편, 지드래곤은 29일과 30일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리는 'G-DRAGON 2025 WORLD TOUR [Ubermensch]' 콘서트의 수익금 중 3억 원을 경상도, 울산 등지에서 발생한 대형 산불 피해 복구 지원을 위해 기부하기로 했다. /cykim@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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