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고척, 길준영 기자] 프로야구 SSG 랜더스 한유섬(36)이 시즌 첫 홈런을 터뜨리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한유섬은 지난 30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5 신한은행 SOL Bank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의 경기에 4번 지명타자로 선발출장해 2타수 1안타 1홈런 2타점 1득점 2볼넷으로 활약했다.
SSG가 1-0으로 앞선 1회초 1사 1루에서 첫 타석에 들어선 한유섬은 볼넷을 골라내며 1사 1, 2루 찬스를 연결했다. 하지만 후속타자들이 득점을 뽑아내지 못했다. 3회 우익수 뜬공으로 물러났다.
한유섬은 양 팀이 1-1로 팽팽히 맞선 6회 2사에서 세번째 타석에 들어섰다. 키움 선발투수 김윤하와 세 번째 맞대결을 벌인 한유섬은 김윤하의 3구째 시속 145km 직구를 받아쳐 고척돔 중앙담장을 넘어가는 초대형 홈런을 쏘아올렸다. 비거리는 125m가 나왔다. 8회 무사 만루에서는 밀어내기 볼넷을 골라내 타점을 하나 추가했다. SSG는 한유섬의 결승홈런에 힘입어 8-2로 승리하고 2연패에서 탈출했다.
경기 후 인터뷰에서 한유섬은 “최근 몇 경기 동안 타선이 침체된 감이 없지 않아 있었다. 물론 동생들은 너무 잘해주고 있고 내가 기록적으로 주춤했는데 결과가 나오지는 않았지만 타이밍적으로는 조금씩 잡혀간다고 생각했다. 그냥 실투가 들어오면 놓치지 않고 스윙해야겠다고 생각했는데 운 좋게 실투가 들어왔고 좋은 결과가 나왔다”라고 홈런 소감을 밝혔다.
통산 198홈런을 기록한 베테랑 홈런타자인 한유섬은 시즌 초반 출발이 좋지 않았다. 시범경기에서 4경기 타율 1할5푼4리(13타수 2안타) 2타점 OPS .368을 기록하는데 그쳤고 이날 경기 전까지 시즌 타율이 1할8푼2리에 머물렀다.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되는 경기도 있었고 하위타순에 배치된 경기도 많았다. 하지만 이날 경기에서는 중심타순으로 복귀했고 결정적인 역할을 해냈다.
“타순은 크게 신경쓰지 않는다”라고 말한 한유섬은 “경기에 계속 나갈 수 있다는 것에 항상 감사할 따름이다. 지금 (최)정이형이 빠져서 타선의 무게감이 조금 떨어진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현재 구성원으로 경기를 계속 이끌어 가야 한다. 내가 중심타순이든 하위타순이든 내 역할을 해낸다면 팀에 도움이 될거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SSG는 이날 경기에 앞서 선수단 주장 김광현이 선수들을 불러모아 미팅을 했다. 한유섬은 “(김)광현이형이 조금 다운되어 있는 팀 분위기를 올리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최근에 본헤드 플레이가 많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라 그 부분에 대한 메시지도 있었다. 사실 프로라면 광현이형이 한 말이 100% 맞다고 생각한다. 그런 메시지가 동생들에게 잘 전달 됐으면 좋겠다”라고 이야기했다.
“항상 연패 기간에는 분위기가 전체적으로 다운되고 연승 때는 분위기를 타서 계속 연승을 하기 마련이다”라고 말한 한유섬은 “그런데 어린 친구들은 많이 위축이 되는 것 같다. 마음먹은대로 결과가 나오지 않으니까 조금 많이 작아진 모습이다. 그래서 나도 야수들을 불러모아서 잘하고 있다고 이야기를 한 번 했다. 시즌은 길고 연패할 때도 있고 연승 할 때도 있다. 너무 그런 것에 연연하지 않고 자신의 플레이를 했으면 좋겠다”라고 후배들에게 당부했다.
어린 선수들은 힘들 때 선배 선수들에 의지를 하거나 조언을 구하기 마련이다. 그렇지만 이제 베테랑 선수가 된 한유섬은 힘든 시간 의지할 곳을 찾기 어려운 점이 있다. 한유섬은 “아무래도 나이가 어렸을 때는 그런 이야기를 할 수도 있고 좀 열려있다. 그런데 나이를 먹고 그런 이야기를 하기는 힘든 것 같다. 후배를 붙잡고 하소연을 할 수는 없지 않나”라고 웃으며 “그래서 코치님들과 이야기를 많이 한다. 또 우리 팀에 어린 선수들이 많아졌지만 뛰어나고 훌륭한 고참 형들도 많기 때문에 그런 형들에게 조언을 구하기도 한다”라고 설명했다. /fpdlsl72556@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