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고성환 기자] 국가대표 공격수 오현규(24, KRC 헹크)가 3분간 두 차례나 골망을 흔들었다.
KRC 헹크는 31일(한국시간) 벨기에 헹크의 체게카 아레나에서 열린 2024-2025시즌 벨기에 주필러 프로 리그 챔피언십 그룹 1라운드에서 헨트를 4-0으로 대파했다.
이로써 헹크는 승점 37을 기록하며 우승에 한 발짝 더 가까워졌다. 이제 2위 클뤼프 브뤼허(승점 33)과 격차는 4점. 주필러 리그는 상위 6팀이 각자 30라운드까지 벌어들인 승점의 절반을 갖고 챔피언십 라운드에 진출한다. 이대로 헹크가 선두 자리를 지킨다면 2018-2019시즌 이후 처음으로 정상에 오르게 된다.
이날 헹크는 다소 불안하게 출발했다. 전반 15분과 전반 23분 연달아 페널티킥을 실축하며 기회를 살리지 못한 것. 자칫하면 상대에게 분위기가 넘어갈 수 있는 상황이었다.
다행히 헹크는 전반 38분 콘스탄티노스 카레차스의 선제골로 1-0 리드를 잡았다. 말 그대로 2전 3기였다. 여기에 후반 5분 스트라이커 톨루 아로코다레의 추가골까지 나오면서 2-0으로 달아났다.
경기를 끝낸 선수는 바로 오현규였다. 토르스텐 핑크 헹크 감독은 후반 25분 아로코다레를 대신해 오현규를 투입했다. 이는 반격에 나선 헨트를 무너뜨리는 '신의 한 수'가 됐다.
오현규는 후반 43분 패트릭 흐로소브스키가 넘겨준 공을 논스톱 슈팅으로 연결해 골망을 갈랐다. 오현규의 강점인 강력한 슈팅 파워가 빛나는 득점이었다.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오현규는 3분 만에 다시 한번 골망을 흔들며 경기에 쐐기를 박았다. 그는 후반 추가시간 1분 중앙선 뒤에서부터 홀로 성큼성큼 전진하며 역습을 시작했다. 그리고 또 다시 흐로소브스키의 땅볼 크로스를 정확히 마무리하며 멀티골을 뽑아냈다.
경기는 그대로 헹크의 4-0 대승으로 막을 내렸다. 최근 팀과 무기한 재계약을 맺은 핑크 감독은 "페널티킥을 두 번 놓친 뒤 조금 어려워지는 것 같았다. 약간 타격은 있었지만, 올 시즌 내내 보여줬던 높은 멘탈리티를 바탕으로 고개 숙이지 않았다"라며 "이제 두 번의 원정 경기가 남았다. 우리는 다시 모든 걸 바칠 것"이라며 각오를 다졌다.
올 시즌 핑크 감독 밑에서 '슈퍼 조커'로 자리 잡은 오현규다. 지난해 여름 헹크 유니폼을 입은 그는 공식전 33경기에서 12골 1도움을 터트리며 팀의 우승 도전에 힘을 보태고 있다.
특히 대단한 건 오현규의 출전 시간은 모든 대회를 통틀어 691분에 불과하다는 점. 그는 리그에서 27경기를 뛰었지만, 선발 출전은 두 번밖에 없었다. 그럼에도 2022시즌 수원 삼성 기록했던 커리어 하이(14골)까지 단 두 골만 남겨두고 있다.
오현규는 이번 경기에서도 추가시간 제외 20분을 소화하고 멀티골을 뽑아내며 엄청난 결정력을 자랑했다. 축구 통계 매체 '풋몹'에 따르면 그는 슈팅 2회, 2득점을 기록했다. 평점도 8.6점으로 양 팀을 통틀어 가장 높았다.
오현규는 홍명보 감독이 지휘하는 한국 대표팀 9번 공격수이기도 하다. 그는 파울루 벤투 감독 시절부터 꾸준히 태극마크를 가슴에 달았다. 다만 지난 3월 A매치에서는 2경기에서 6분 출전에 그치며 존재감을 보여주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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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KRC 헹크 소셜 미디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