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부산, 조형래 기자] 마음가짐을 다 잡으면서 더 성숙해졌다. ‘초대형 트레이드’의 주인공, 정철원(26)은 부활과 증명을 다짐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두산과의 2대3 초대형 트레이드로 롯데 유니폼을 입은 정철원. 불펜 보강이 필요했던 롯데는 정철원의 부활 가능성을 믿고 데려왔다. 2023년 드래프트 1라운드 유망주인 외야수 김민석을 내보내는 결단까지 했다. 트레이드의 핵심 카드로 정철원의 활약 여부에 따라 롯데의 트레이드 성패가 갈릴 것으로 예상했다.
정철원은 이미 고점을 찍어본 선수다. 2018년 신인드래프트 2차 2라운드로 두산 유니폼을 입은 정철원은 현역 군 복무 이후 1군에서 본격적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2022년 1군에서 58경기 72⅔이닝 4승 3패 3세이브 23홀드 평균자책점 3.10의 성적을 남기며 신인왕을 차지했다.
이듬해인 2023년에는 67경기 72⅔이닝 7승 6패 13세이브 11홀드 평균자책점 3.96로 전천후 불펜으로 활약했다. 2년 연속 70이닝 이상을 소화한 핵심 필승조로 거듭났다. 하지만 2024년 정철원은 성장통으로 고생했다. 36경기 32⅓이닝 2승 1패 6세이브 1홀드 평균자책점 6.40으로 부진했다. 롯데로 유니폼을 갈아입고 정철원은 부활을 준비했다. 신인왕 시즌 재현을 위해 마음가짐을 새로 다잡았다. 당시 사령탑이었던 김태형 감독과의 재회도 기대 요소였다. 일단 시즌 초반, 정철원은 핵심 필승조로 자리 잡았다. 구승민과 김상수 등 베테랑 불펜진의 구위가 아직 올라오지 않은 상황에서 김태형 감독은 정철원은 중요 상황에 투입하고 있다. 김 감독은 “가장 중요할 때 정철원을 먼저 쓴다”고 설명했다.
현재 4경기 등판해 3⅔이닝 2홀드 평균자책점 2.45를 기록 중이다. 5개의 탈삼진을 뽑아냈고 볼넷은 1개 뿐이다. 지난 29일 사직 KT전에는 3연투를 펼쳤다. 투혼을 발휘했다. 피안타와 볼넷으로 무사 1,2루 위기에 몰렸지만 무실점으로 틀어막고 팀의 3연패 탈출을 이끌었다.
거침없이 마운드에 올랐던 2022시즌의 기억을 되살리려고 하고 지금까지는 성공적이다. 그는 “2022년 데뷔했을 때, 아무것도 모르고 마운드 올라가서 자신있게 직구를 뿌리던 그때의 느낌을 얻고 싶었다. 캠프 때부터 변화구보다는 어떻게 직구 구위를 좋아지게 할지, 메커니즘을 어떻게 되살릴지 고민했다. 그러면서 2022년의 느낌을 되살린 것 같다”라며 “그냥 아무 것도 모르던 시절 공 던지라고 하면 던지던, 감독님께 나라는 사람이 있다는 것을 어필했던 그 시절로 돌아가기 위해 열심히 준비했다”고 말했다. 생각이 많았고 자신의 페이스를 찾지 못했던 지난해의 시행착오를 되풀이하지 않으려고 했다. 그는 “2022년과 2023년에 모두 70이닝 이상을 던졌다. 그래서 2024년에는 그 전에 많이 던진 게 있으니까 천천히 준비를 하고 시즌 때 맞춰가겠다는 계획이 있었다. 하지만 몸이 늦게 올라오는 것을 느꼈고 경험했다”며 “그래서 올해는 좀 더 빠르게 준비를 해보자고 했다. 초심으로 돌아가고자 했다. 감독님과 코치님의 눈에 들고 싶어서 강하게 던지고 빨리 준비했던 게 지금 통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지난 30일 사직 KT전, 정철원은 3연투 이후 휴식을 취하는 날이었다. 하지만 언제든 나갈 준비를 했다. “불펜투수는 던지게 해주고 던질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함을 느끼면서 열심히 던져야 한다”고 말하는 정철원이다. 이어 “상황이 어떻게 될 수 있을지 모르니까 스파이크를 가까이 두고 준비할 생각이다”고 설명했다. 정철원은 결국 휴식을 취했고 팀은 연장 11회 끝에 4-4 무승부를 기록했다.
불펜 투수로서 언젠가는 받을 수 있는 수술에 대한 두려움도 없다. 그는 “아직 안 아프지만, 언젠가 수술을 받을 수 있다는 생각을 한다. 하지만 열심히 보강 훈련을 하고 웨이트나 러닝을 열심히 해서 팀에 항상 도움이 될 수 있게, 수술 시기를 최대한 늦출 수 있도록 열심히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2022~2023시즌 성공의 경험, 2024년 실패의 쓰라림이 많은 자산으로 남았다. 보여주고 증명할 일만 남았다. 그는 “많은 이닝을 던지는 것에 부담 없다. 많은 이닝을 던지는 것에 부담 없고 경험을 더 쌓을 필요는 없다”며 세금을 낼 필요가 없다고 표현해야 하나, 이제 저는 보여줄 것만 남았다. 내가 왜 부진했는지 이미 다 겪어봤다. 롯데에서 어떻게 좋은 성적을 올리지 생각하는 것만 남았다”고 힘주어 말했다.
지난 2024년 8월, 득남하면서 아버지가 된 정철원이다. 아내도 서울 생활을 정리하고 함께 내려왔다. 자랑스러운 아빠가 되고 싶은 마음 뿐이다. 그는 “저보다는 와이프가 육아 하느라 힘들다. 저는 그래도 야구장 나오면 동료 선후배들이 있어서 말동무가 있지 않나. 그런데 와이프는 저 따라서 부산 내려와서 친구도 없고 아기만 보고 있다. 그래서 그게 굉장히 힘들 것 같다”라며 “저도 집에서 육아를 도와주기도 하지만, 야구 쪽으로 최대한 더 열심히 해서 자랑스러운 아버지라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 돈도 많이 벌어오고 싶다”고 가장의 무게를 짊어지고 마운드에 오르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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